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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역전쟁은 물리적 전쟁 대신 벌이는 것 번호 380619

우스개 소리로 '싸워도 될 일을 말로 하고 있다'는 농담이 있다. 그 농담을 국가 간의 문제로 확대해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옛날 같으면 전쟁이 터질 일을 무역 분쟁으로 하고 있다'는 말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많은 학자들이 19세기 이후 21세기에 들어선 지금까지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평화 시기를 기록하고 있다. 전쟁은 상호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국가 간의 전쟁을 하는 미사일이나 핵무기는 전쟁의 승패 여부에 상관없이 그 후유증이 양국 모두에 미친다. 따라서 직접적인 군사분쟁 보다는 비폭력적이지만 영향력이 큰 경제적 제재수단 즉 무역을 무기로 하여 분쟁을 이끌어가는 경향이 많아졌다.

센카쿠열도 분쟁과 무역분쟁
2010년 9월 7일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부근 해역을 순찰 하던 일본 순시선 미즈키가 중국 국적의 괴선박을 발견하였으며 퇴각을 명령했다. 중국 선박은 그것을 무시하고 계속하여 조업을 하였다. 중국 어선은 갑자기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에 일부러 충돌시켜 2척을 파손시켰다.

해상보안청은 이 어선의 선장을 공무 집행 방해로 체포하였으며, 조사를 위해 이시가키 섬에 연행하였다. 선장을 제외한 선원도 같은 어선에서 이시가키 항구에 회항, 사정 청취를 실시했다. 9일 선장은 나하 지방 검찰청 이시가키 지부에 입건됐다. 중국 정부는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근거로 베이징 주재 니와 우이치로 대사를 호출, 일본 측의 주권에 근거한 사법 조치에 강경하게 항의하고 선장, 선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9월 13일 일본 정부는 선장 이외의 선원을 중국에 귀국시켜 중국 어선도 중국 측에 반환했지만, 선장에 관해서는 국내법에 따라 기소하는 사법 절차의 방침을 굳혀 19일 구류 연장을 결정했다. 그러자 중국 측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즉시 일본에 대해 다양한 경제 보복 조치를 실시했다.

9월 24일 유엔 총회 개최에 간 나오토 총리와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 장관 부재 중 나하 지방 검찰청의 한 검사가 선장의 행위에 계획성이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 또 중국-일본 관계를 고려함으로써, 중국인 선장을 처분 보류로 석방이라고 갑자기 발표하였다. 9월 25일 새벽 중국인 선장은 이시가키 공항에서 중국 측이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송환되었다.

이 때 중국인 선장이 석방되는 과정에서 중국은 희토류의 대일본 수출을 중단하는 등 무역전쟁의 포성을 열었고, 중국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중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의료와 건설 분야까지 미쳤다. 중국의 병원들은 일본 의약품 반품과 계약 해지는 물론 일본 의약품 사용을 중지하였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중국에서도 병원은 중국 공산당과 군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어서 일본 의약품의 반품과 계약해지에 당국의 '의사'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지만 서로 전쟁을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실제로 양국간의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없었다. 만일 이런 일이 19세기에 일어났다면 당연히 양국간의 전쟁으로 비화했을 것이다.

달라진 전쟁전략
고구려 연개소문과 당태종이 전쟁을 벌일 당시 만주 전쟁에서 당태종을 물리친 고구려군은 북경에서 1시간 거리에 불과한 고북구까지 진출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그들은 서기 49년인 5대 모본왕 때 '장수를 보내 한나라의 북평, 어양, 상곡, 태원 등지를 습격했다. 단재 신채호는 북경 인근의 순의현(順義縣)에 고려영(高麗營)이라는 표시가 많은데 그곳이 고구려 군이 주둔했던 곳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지역의 역사를 기록한 '북경 순의현지'에는 고려영의 유래가 당나라 때 고구려인이 이주해왔기 때문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를 근거로 역사 학자들은 고구려 군이 만리장성 너머 북경까지 당 태종을 추격했다고 한다. 한반도를 침범한 중국을 응징하기 위하여 중국 본토 깊숙이 북경까지 쳐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략은 현대에 와서 활용하는 국가들이 있다. 바로 싱가포르와 대만이다. 이 두 나라는 중국에 대응하기에는 국토의 면적이 매우 비좁다.

싱가포르의 전쟁발발시 전략은 방어전이 아닌 적국 본토에 대한 역습이다. 국토가 작다보니 방어만 하다간 온 국토가 쑥대밭이 되기에 택한 전략이다. 적국에게 더 큰 피해를 강요해서 휴전 혹은 종전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때문에 F-15SG 같은 장거리 지상 공격 능력이 있는 전투 공격기를 도입하고, 상륙함과 다수의 상륙정을 가지고 있는 것. 의외로 중국에게는 먹히기 쉬운데, 중국 본토가 아니라 남중국해의 도서 분쟁일 경우 중국의 군 기지가 들어선 환초 등을 공격하는 수법을 쓸 수 있다. 물론 필리핀처럼 허접한 나라는 이런 방식으로도 손쉽게 이길 수 있다.

그리고 미군 주둔은 물론이고 근처의 지역강국 호주와 동맹을 맺고 있기도 하며 이러한 군사동맹이 안보 리스크를 줄여줘 경제성장이 가능했었다. 그리고 2030년까지 Joint Multi Mission Ship라는 이름으로 경항공모함을 건조할 계획이 발표되었다.

중국과 양안을 맞대고 대치하고 있는 대만 역시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대만은 독자 개발한 '슝펑(雄風) ⅡE' 크루즈 미사일이 수도 타이베이 서쪽 50㎞에 있는 타오위안(桃園) 시에 배치했다. 슝펑 ⅡE 크루즈 미사일의 사거리는 1천∼1천500㎞로, 상하이(上海), 광둥(廣東), 저장(浙江), 홍콩 등 중국의 경제중심지를 모두 타격할 수 있다.

나아가 저장 성 동부 저우산(舟山) 시의 원자력발전소와 원유 비축기지, 베이징과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등 중국 동부 지역의 전략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슝펑 ⅡE 미사일의 배치는 '하나의 중국'을 내세워 대만을 압박하는 중국에 맞서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대만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무역전쟁도 전쟁
이처럼 싱가포르나 대만의 전술적 무기 체계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졌다. 결국 중국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인근국을 제압하기 위해 침공하려면 중국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전쟁의 문제는 인간의 욕구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말해 전쟁은 평화적 경쟁과 협력보다 분쟁 행동 전략이 인간 욕구의 어떤 대상을 얻는 데 유망하다고 판단할 때 일어난다.

전쟁이란 정치적 이해관계와 아울러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을 폭력적 그리고 비이성적으로 푸는 수단이다. 그런데 무역전쟁은 군사전쟁과 다른 면이 있다. 군사전쟁은 비록 약하고 작아보여도 선제 기습 등으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역전쟁은 늘 더 경제적으로 강한 자가 먼저 시작한다.

중국이 한국에 사드경제보복을 하고, 일본에 자동차 판매와 불매운동을 하고, 네델란드 연어 구매금지를 하는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무역전쟁은 눈으로 보이면 장기적이기 때문에 사기나 기만술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삼국지나 손자병법처럼 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승패를 겨루는 것은 적벽대전이 아닌 장기적인 물량, 기술, 경제규모전이다.

순간적인 이득이 중요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상대국에 얼마나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지 여부이다. 일본이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하자 결국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일본은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극복하기는 했다.

무역전쟁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충돌이라는 면에서는 군사전쟁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군사전쟁보다는 평화적으로 해결할 시간적 여유가 있고, 약소국이 강대국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여 인명 피해, 재산 피해를 입히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의 갈등국가 간의 문제는 군사전보다는 무역전쟁으로 끌고 가려는 경향이 농후해졌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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