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신임 정책실장이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취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신임 정책실장은 21일 취임일성으로 "재계와 노동시민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취임인사차 춘추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제가 공정거래위원회 재직 2년 만에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며 "저의 미흡한 역량을 생각할 때 너무나 뜻밖이고, 또 공정위에서 계획했던 일들을 감안하면 아쉬움도 없지 않으나 정무직 공무원은 임명권자의 뜻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에 감히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를 정책실장에 임명한 대통령의 뜻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며 "과거의 밝은 면은 계승해야 하나 과거에 안주하거나, 과거로 회귀하고자 한다면 실패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대적 과제로 제시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문재인 정부는 혁신적 포용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3대 축으로 해서 국민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람 중심 경제의 길을 가고자한다"며 "물론 예정된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또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1년, 2년 만에 달성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과도기에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역시 당연하다"며 "하나의 선험적 정답, 만병통치약식 처방을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실패를 자초하는 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일관성과 유연성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기준을 조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정부가 정책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기업을 비롯한 시장경제 주체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물론 국내외 경제 환경의 변화에 부응해서 정책의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의 유연성을 갖추는 것 역시 필수"라며 "성과가 확인된 것은 더욱 강화하고, 시장의 기대를 넘는 부분은 조정하는 것이 정책의 기본이다. 지난 2년간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사람 중심 경제'라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는 표현이 어떠하든 간에 21세기의 모든 국가들이 지향하는 정책 목표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며 "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시키기 위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경청과 협의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정책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 임명에 대해 정의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일제히 잘못된 인사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민경욱 대변인 논평을 통해 "마이동풍도 이런 마이동풍이 없다"며 "골목길마다 살려달라고 아우성이고, 기업들은 규제를 풀어달라며 애걸 중인데, 청와대만은 이렇게 나홀로 천하태평일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민 대변인은 특히 김 실장에 대해 "김 위원장은 노골적인 반재벌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로 해외인사들이 모인 워크숍에서 자국 기업을 매도하며 비난해 논란을 자초했다"며 "이제 정책실장의 옷을 입고 또 어떤 형태로 기업 죽이기에 나설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김정화 대변인 논평을 통해 "'그 나물에 그 밥'인 인사가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고 혹평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김상조는 기업 활동과 경제 활력을 위축시킨 장본인이다. 관료 출신 경제수석을 임명해 청와대 맘대로 경제를 주무르겠다는 야심도 챙겼다"고 비난하며 "문 대통령은 경제회복의 의지가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도 박주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생경제의 악화에 대한 책임인사라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새 경제 투톱 또한 현재의 경제개혁실종과 민생경제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의당은 이날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교체와 관련, "청와대 경제라인 투톱에 대한 교체로 답답한 경제 상황에 대한 타개를 위한 인사로 읽힌다"고 평가한 뒤, "청와대 경제라인 투톱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한 뚝심과 인내"라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뚝심 있게 실행해야한다"고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