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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금 표기와 납세의식 번호 373944

우리 국민이 내는 세금 수준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세금뿐 아니라 각종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부담금도 소득이나 재산에서 지불하여야 한다. 개개의 납세자는 개인이 신고해야 하거나 납세고지를 받게 되는 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직접세에는 모두 민감하다. 전년도 혹은 지난 번의 세금과도 간단히 비교하기 쉽다.

우리 나라 전체 근로소득자 중 43%가 한 푼도 소득세를 내지 않아 조세형평이 어그러지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부가가치세, 유류세, 담배소비세 등 소비단계에서 물게 되는 간접세는 물품이나 용역의 대가와 함께 지불되므로 그 세액을 따로 인식하기 어렵다. 더구나 그 간접세액의 총액이 얼마인지 아는 납세자도 없고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고지서나 신고가 없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이들 간접세는 총세수의 3분의 1을 넘는 거액이다. 납세자가 소비시에 그로 인하여 부담하는 세금을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래 음식점에서는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한 총액을 메뉴판에 기재하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왜 그렇게 종전 방침을 변경한 것인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세금을 따로 염두에 두지 않고 세금포함 금액으로 소비를 결정하는 것이 좀더 편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과연 이러한 조치가 타당한 것인가? 선진 각국에서는 부가가치세나 소비세에 대하여 물건 값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표기하고 있다. 국내 소비에 익숙하다가 외국에 가면 그에 붙는 간접세를 잊고 예상보다 높게 나온 청구서에 의아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왜 그러한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는 것일까?

선진 각국이 편리함을 버리고 상품에 세금을 포함하지 않는 표기를 원칙으로 하는 것은 상품의 대가와 세금은 본질이 다르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은 사업자가 결정하는 것이고 세금은 세법에 의하여 따라 붙은 것이니 성질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서로 주지하자는 것이다.

우리와 같이 세금이 포함된 음식가격을 표시하게 하면 소비자는 그 통째를 음식값으로 인식하고 소비를 선택하고 비교하기 마련이다. 공급자는 그 전부가 자신의 수입이 아닌데도 상품의 대가를 비싸게 받는 것으로 인식되어 좀 억울하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가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상품 값에 세금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하여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올바른 납세인식과 납세문화를 위하여서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경제행위에 빠짐없이 따라 붙는 세금의 엄중함과 부담을 인식하게 되고 내가 내는 세금의 쓰임의 적절성에 대한 감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납세자가 세금을 공돈이 아닌 내 돈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재정집행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고 우려하는 복지포퓰리즘도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조그만 변화가 큰 사회적, 정치적 진전을 이루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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