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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라시아 연결 없는 남북철도 건설은 낭비 번호 364871

남북경협은 남북통일과는 의미나 실질적인 차원에서 매우 다르다. 남북통일은 남북한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모든 인력이나 물자가 자유롭게 오가는 것을 말하지만, 남북경협은 경계가 그대로 있으면서 인력과 자원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움직이게 된다.

남북경협의 성격상 인력의 자유로운 왕래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남북경협은 통일에 비하여 비용은 커지면서 혜택이 적은 남북교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이 남한이나 북한에게 모두 이익이 되려면, 북한 경제가 글로벌 경제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인정받은 이후여야 한다.

남북간의 경제협력의 무대가 주로 한반도에 머문다면 북한에는 큰 이익될 수 있겠지만, 남한으로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실익이 작거나 자본 누출만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케이스 스터디로 가장 근접하고 구체화되고 있는 '철도연결'을 보기로 하자. 정말 남북경협이 남한의 경제에 도움이 될 지는 살펴보아야 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햇볕이 강하면 그늘도 짙기 때문이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1. 철도연결 비용
남한과 북한을 잇는 한반도 종단철도는 경의선, 경원선 그리고 동해선 3개 노선으로 구성된다. 남북 정상이 올해 안에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하고 현대화하기 위한 착공식을 열기로 했다. 경의선 철도의 경우 2004년 이미 연결돼 2007~2008년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하기도 했으나 북측 구간 시설이 노후화돼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현대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동해선 철도의 경우 강릉~제진(104.6㎞) 구간이 미연결 상태로 선로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 국토부는 두 구간의 총사업비를 각각 2조3490억원, 5179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의 전체 철도 노선은 총 5456km로 남한의 4197km보다 규모가 크다. 그러나 북한 철도 노선은 대부분 1930년대에 구축됐기 때문에 노후화 역시 심각하다.

북한의 노후화된 철도를 남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교통연구원은 남북 통합 철도망 구축에 최장 30년에 160조 원이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그러나 이 사업의 가장 큰 수혜자인 북한은 비용 조달 능력이 없다. 이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는 가의 문제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기대효과
가) 동북아 물류중심지로서 실질적 이익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 두 시장의 흐름을 연결시켜주는 중심이 된다. 남한은 북한에게, 북한은 남한에게 새로운 시장을 제공한다. 2500만명의 북한 시장뿐만 아니라, 1.1억명의 동북 3성, 그리고 러시아 연해주에도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 어림잡아도 2억명이 넘는 시장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여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게 된다.

한국은 누가 뭐래도 동북아 전체 시장의 구심점이 되고, 중심축이 된다. 한반도의 시선은 한반도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되고, 부산항과 목포항을 중심으로 한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바깥을 넓게 보아야 한다. 일본, 대만 그리고 중국 상하이지역의 수출 물량은 한반도를 통해서 유럽과 러시아로 보내는 것이 빠르고 저렴해진다.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랜드브리지 (Land Bridge) 로서 세계에서 가 장 큰 대륙인 유라시아와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을 결합시키는 중심지가 된다. 남북간 철도망이 연결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 몽골횡단철도(TMGR)로의 연계수송이 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남한은 1억달러, 북한은 연간 1억5000만~2억달러의 통과운임 수입을 얻게 된다.

나) 남북 교역 증진효과
남북교역이 재개되면 우선적으로 투자될 분야로 전기, 철도 및 도로 망을 꼽고 있기는 하지만, 건설 산업의 특성상 적어도 3-4년은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하거나 수송하고자 할 때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분명하다. 생산 및 유통의 입지 선정 시 심사숙고하여야 할 사항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 북한은 내부에서의 운송도 열악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할 때 이를 취재하기 위한 기자단이 탄 기차는 원산 지역부터 416킬로미터를 기차로 시속 35km에 불과한 속도로 무려 12시간이나 달려야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남북 교역이 이루어질 때, 북한의 엉뚱한 지역에 입지 선정한 남한의 경영진이나 기술진의 현장접근도 어렵게 된다.

이전에 북한의 기업들과 교역했던 기업체들은 물류와 관련한 도로 및 하역장비·시설의 부족으로 운송기간이 길고 운송비를 과도하게 부담하는 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가장 많이 공통적으로 지적하였다. 특히 물류통로의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 물자 수송의 비효율성은 비용 면에서 부담을 주어 원가상승과 함께 손실 발생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남북 간 수송료가 제3국 수송로에 비해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기업들의 대북 사업 진출 의사결정에 큰 제약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북한행 부정기 화물은 부두에서 멀리 떨어진 컨테이너 야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 운반비용이 소요되며, 기업이 직접 컨테이너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어 이에 따른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여기에다 국내 물류비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의 외주 생산단가보다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과다한 물류비는 대부분 교역업체들의 생산원가에 전가되어 섬유류 위탁가공의 경우 생산원가의 약 40%, 판매가격의 10~15%를 차지하였다. 남북 간의 물류비 절감 효과는 쉽게 계산하기 어려운 점이 많지만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효과는 남북 간의 물류 수송시간이 절감 될 것이다. 지금 4~5일 걸리던 것이 반나절이면 갈수 있다.

지금 남북 간의 경협물자들이 선박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철도로 운행되면 전체의 4 분의 1 내지 5분의 1 절감 효과가 있다. 철도는 점과 점을 선으로 연결해서 효과가 면으로 퍼지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통과하는 낙후된 지역의 경제개발 효과와 지역개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 전제조건
철도 사업이 시베리아와 만주로 연결되지 않고 한반도내에서만 머문다면 남한의 자본이 북한으로만 온전히 흘러가고, 남한으로서 받는 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고작해야 북한의 자원을 호주에서 들여올 때보다 운송비를 절감하는 정도의 미미한 혜택만 받게 될 지도 모른다.

남한이 원하는 것은 통과 수입뿐만 아니라 남한 제품의 대유럽과 대 중앙아시아 수송을 보다 원활하고 빠르게 해서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은 기본적으로 두 체제를 인정하며 상호 협력하는 체제이지, 남한이 북한의 경제를 지지해준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오랫동안 폐쇄되었지만, 남한은 글로벌 경제에 포함되어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이다. 북한의 경제특별구역과 개발구역이 실패한 이유는 폐쇄를 전제로 하고, 극히 일부지역만 한정된 사람들에게 개방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개방이 글로벌화되지 않고 폐쇄적인 한반도 경제 안에 머문다면 외부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남북경협은 한반도내의 경제문제로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글로벌 경제의 한 부분으로서 보아야 한다. 남한의 2-3%에 불과한 북한 시장을 진출하고자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남북 철도를 연결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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