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형태, 권력구조 관련 여론조사 결과...대통령제 지지"
청와대는 16일 야당이 주장하는 개헌안과 관련 "총리 추천·선출권에 더해 법안제출권, 예산법률주의, 감사권, 인사권을 전부 국회로 이관해 간다고 하면 그것이야 말로 의원내각제다"며 "이는 우리 헌법의 근간을 흔들고 삼권분립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행 헌법은 국무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권과 내각 통할권을 부여하고 있어 책임총리제가 제대로 실시되면 국정을 이끌어 가는 것은 총리가 된다"고 전제하고 "국무총리 선출권을 국회가 갖는다면 이는 의원내각제로 균형추를 옮기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회개헌특위에서 국회와 정부가 함께 가지고 있는 법률안 제출권과 (예산법률주의 채택으로) 정부의 증액동의권 그리고 감사원 이관을 비롯한 여러 헌법기관 구성원들에 대한 인사권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거야말로 의원내각제이고 이는 국민으로부터 동의받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왔던 정부형태, 권력구조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확고하게 대통령제를 지지하고 있다"며 "그런데 국회는 국회의 권한만을 강화하려는 노력만 하고 있어 국민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회를 위한 개헌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해보면 정치권의 관심과 다르게 국민은 국민기본권 강화, 자치분권 등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있는데 국회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된 적이 없다"며 "국회에서 합의됐다는 국민의 기본권은 무엇인지, 지방분권 수준, 한계에 대해 들어본 적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국민이 관심을 가진 부분이나 국가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할 사항은 뒷전에 두고 일보의 진전도 없다"며 "오로지 개헌의 시기, 국회권한 문제만 갖고 지금까지 논의해 온 게 국회 논의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당은 물론 정의당과 민평당까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  "국회가 주도해서 개헌을 논의하고 합의해서 개헌한다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이 없어 마냥 국회 합의만 바라보고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며 (국회에서) 합의가 안되면  모처럼 맞게 된 개헌의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헌법적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6월 개헌안 여야합의 로드맵 제안에 대해선 "그때 발의하면 실제 처리는 3개월 후가 된다. 6.13 지방선거 때 동시 투표하자는 대통령의 제안에 거부하는 입장이라 정말 우려스럽다"며 "대통령으로선 개헌안 발의가 불가피한 결단이지만 발의된 이후에도 국회는 더 논의할 시간이 있고, 국회가 합의하자고 한다면 얼마든지 합의해서 이번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개헌자문안을 검토 중이며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을 반영할 것인지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며 "대통령 권한을 나누는 여러 대안들이 자문안에 포함돼 있고 입법-행정-사법부간 권한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고 균형감을 가지는 것인지에 대해서 심도있는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며 이는 국회에서도 검토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