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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은 상속 계획을 세우셨나요? 번호 347147

고대 메소포타미아 우르크라는 도시의 왕 '길가메시(Gilgamesh)'는 3분의 2는 신이고, 3분의 1은 인간인 초인적인 존재다. 하지만 그 3분의 1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속성을 갖는다.

어느 날 가장 친한 친구의 죽음을 맞이하고 자신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왕은 죽음을 정복하기로 결심한다.

결국, 세상 끝까지 거인과 싸워 영원한 젊음을 선사하는 불로초를 얻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도중 불로초를 뱀에게 빼앗기고 만다.

우르크로 돌아온 왕은 어느 술집 주인에게서 '비탄에 빠지는 대신 지금의 삶에 충실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라'는 충고를 듣는다.

삶을 긍정하되 죽음을 극복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 이것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는 <길가메시 서사시>가 여전히 고전인 이유다.

길가메시 이야기의 전후인 청동기시대에는 평균 기대수명이 만 18세였다.

로마 시대에는 평균연령이 약 35세 정도로 높아졌다. 20세기 초반 미국인들의 기대수명은 47세에 불과했다.

2018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다. 100년 동안 기대수명이 거의 두 배가 늘었다.

그렇다고 죽음이 극복된 건 아니다. 그저 지연됐을 뿐.
 
세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던 손톱깎이 회사 '쓰리세븐(777)'은 지난 2008년 창업주가 급작스럽게 타계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상속세가 문제였고, 준비가 부족했다. 아울러 가업 승계에 대한 법제도 또한 미비했다.

유족들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일단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회사를 되찾긴했지만 바이오 분야 자회사는 끝내 찾아오지 못했다.

현재 제도적 대안으로는 20대 국회에 상속세 공제 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명문장수기업 가업승계 지원법안' 등이 제출돼있다.

그럼에도 본질적으로 상속은 '상속인'과 '피상속인' 간의 사적 법률관계다.

2017년 캐나다왕립은행(RBC)의 자산운용 및 자문회사인 사가 미국,영국.캐나다(순 자산 45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부자 약 3105명을 대상으로 상속 계획을 조사했다.

구체적인 상속 계획을 세웠다고 답한 부모들은 고작 26%였다. 32%는 아무런 상속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나마 54%가 유언장은 작성했다고 답했다. 결국, 3분의 2가 재산 상속에 대해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은 채 병이 들거나 사망해서야 갑자기 상속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RBC웰스매니지먼트사는 결론을 빌어 "자녀들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속을 받게 되면 상속 재산의 처분과 관리 등의 결정에 있어 급박한 어려움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가족 내 다른 상속인들과의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과연 어떨까?
 
2017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부자 808명의 상속증여계획을 조사했다.

응답자 중 82.4%가 준비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대부분 세금 문제가 걱정되고, 나이도 들어서 알아보게 됐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속설계'를 마련해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질문 자체가 없어 의미 있는 통계를 잡아낼 수 없었다.

금융기관의 관점을 넘어 좀 더 포괄적이면서 집요한 상속설계에 대한 통계 자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미있는 통계가 또 있다.

선호하는 상속증여 상담기관을 물었을 때 1순위 세무사/회계사(56%)에 이어 2순위는 금융회사 PB(31%), 3순위 변호사(9.3%) 순이었다.

역시 세금 문제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음을 보여주는 한편, 이는 신뢰 혹은 접근의 용이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향성이기도 할 것이다.

길가메시도 결국은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 모두는 죽는다.

죽음의 불안으로부터의 평화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다.

세속의 문제를 해결하는 변호사의 관점에서 상속설계는 그 방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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