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최근 3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7년 3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유가상승, 정제마진 강세 등의 호재를 만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된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 2분기 부진했던 정유 부문 실적이 개선됐고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체질개선에도 속도가 붙어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1조 7589억원, 영업이익 9636억원, 당기순이익 6828억원으로 잡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21.2%, 132.3%, 87.3%씩 늘어난 실적이다. 전분기에 비교하면 매출은 11.3%, 영업이익은 128.8%, 순이익은 138.4%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 정기보수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던 성적을 1분기 만에 끌어올렸다. 주력 사업인 정유 부문이 3분기 영업이익 5264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로 돌아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2분기 주춤했던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 미국산 원유 등 원유도입선 다변화, 운영최적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SK이노베이션 호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비정유 부문은 3분기에도 변함없는 체력을 과시했다. 화학사업은 3분기 영업이익 3260억원을, 윤활유 사업은 1441억원을 거둬들였다. 화학사업은 아로마틱 제품 스프레드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2.3% 줄었으나 윤활유 부문에서 19.9% 늘어 비정유 합계 3.5%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측은 "체질개선 전략인 딥 체인지 2.0을 주도하고 있는 화학·윤활유사업의 3분기 누적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도 넘어섰다"며 "이는 석유기업에서 에너지·화학기업으로 진화하려는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누계 매출액은 33조 7070억원, 영업이익은 2조 3891억원, 순이익은 1조 84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5%, 영업이익이 0.4%, 순이익이 18.2% 늘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순이익의 경우 작년 1년 실적인 1조 721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누적 영업이익에서 비정유 부문은 1조 4735억원으로 약 62% 비중을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사업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했고 화학사업도 중국 등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윤활유사업의 경우 4분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설비 가동 지연 등으로 양호한 실적이 계속된다고 예상했다.

김준 사장은 "딥 체인지 추진 결과 비정유 부문에서 안정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며 "혹독한 환경의 아프리카 초원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사업·수익구조 혁신의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강하게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