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조세 성격을 띤 부담금이 한 해 20조원이나 돼 국민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담금 중 특히 건강증진부담금이 가파르게 올랐는데, 이는 2015년 담배가격을 올린데 따른 것이다. 부담금은 공익사업 경비를 해당 사업과 이해관계 있는 당사자에게 물리는 준조세를 뜻한다.

19일 윤호중 의원이 기획재정부로터 제출받은 '5년간 부담금 징수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부담금은 20조원(19조6707억원)에 달했다. 국민(5000만명 가정) 1인당 평균 40만원의 부담금을 납부한 셈이다.

2012년 15조원 규모였던 부담은 2013년 16조5779억원, 2014년 17조1124억원, 2015년 19조54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정부 기간(2012 대비 2016년 증가액) 부담금 증가액은 3조8000억원으로 증가율은 24%였다.

규모가 크게 늘어난 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 부담금이었다.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4년 동안에만 1조4133억원이 증가했다. 2014년 담뱃값 인상과 함께 궐련 20개비당 354원이던 건강증진부담금이 궐련 20개비당 841원로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건강증진 부담금은 3조원(2조9630억원)에 달했다.

사실 일반 국민들이 자주 납부하지만 잘 모르는 부담금 제도는 많다.

지난해 기준 부담금은 총 90개에 달했다. 가령, 영화를 보러 갈 때 입장료에 포함되는 영화상영관 입장권에도 부담금이 붙는다. 지난해 기준 496억원이 징수됐다. 또 공항을 이용할 때 납부하는 출국납부금은 3000억원, 공항을 갈 때 1인당 1만원씩 납부하는 출국납부금은 2249억원이나 징수됐다.

문제는 이 같은 준조세가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는 헌법 59조의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실제 조세와 동일하게 국민에게 납부의무를 지우는 부담금의 경우, 부담금의 산정방법과 부과요율이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난해 8285억원을 거둔 기술신용보증기금출연금이나 3013억원을 거둔 임금채권보장기금 사업주부담금, 1850억원의 폐기물 부담금 등은 법에 부과요율이 없고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다.

윤호중 의원은 "납세자 입장에서는 부담금이 세금과 똑같지만 부담금은 세금과 달리 법에 부담금의 산정방법과 세율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서 "부담금의 효과와 세율 등에 대해 전면적인 검토를 통해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